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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일 보는 노을이지만 단 하루도  같은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


지는 해가 아쉬워 지는 해가 아쉬워서 조금이라도 더 만나볼까 석양을 따라 달려가 본 적이 있어? 달리고 또 달려 더 내달릴 수 없는 서쪽 곶의 벼랑 끝에 이르러 지는 해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본 적 있어? 아주아주 아쉬워 해 봐. 가슴이 터질 때까지 뛰며 목이 메이도록 슬픔을 삼키며 눈물이 나올 때까지 바라보며 서러울 지경까지 아쉬워 해 봐. 비록  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어두컴컴하고 온 몸은 석양을 잃은 상실감으로 쳐져 있지만 그렇게 혼신을 다해 아쉬워한 만큼

해는 항상 "해"이다 오늘의 하늘이 어제의 그것과 같음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. 또 그렇다고 어제의 해가 어제의 구름이 어제의 바람이. 오늘의 것과는 다르다고 누가 감히 단언할까? 해는 항상 "해"야. 본질은 변하지 않아. 그럼에도 불구하고. 항상 한결같은 모습을 지니는 것 또한 존재하지 않지. 때로 옆에 구름이 껴서 잘 보이지 않고, 또 때론 그 강렬함에 눈이 부셔, 도무지 하나의 개체라고는 믿을 수 없지만. 그래도 "해"는 항상 해야.  

노을의 반대편에는… 진정 격찬할 만한 노을을 마주하고 서서 혹 뒤를 돌아 서 봤어? 해를 바다 밑으로 막 가라앉힌 하늘의 표정을 혹 주목해 봤어? 때때로 바닷물에 잠긴 채 지는 해를 등지고 서곤 해. 눈 앞에 보이는 하늘은 점점 잿빛으로 변해가지만 바닷가를 따라 가지런히 서 있는 빌딩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붉은 빛을 되받아 보내지. 내가 몸을 담그고 서 있는 이 바닷물 역시 주홍빛으로 출렁여. 마치 노을을 환송하는 듯이. 해를 가라앉힌 하늘은 붉은 색의 여운이 다 가시기도 전에 보랏빛을 띄고 짭짤하고 맛있던 산들바람도 매섭기만 한 바닷바람으로 둔갑해. 하늘은 이미 저문 해에 미련을 두지 않고 어둠을 기꺼이 맞더라구.

자연은 언제나 그 자체의 형상으로써 나에게 보편적인 진리-삶의 지침을 주곤 해.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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